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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마당

현재에 관한 생각

행복가득
점프일 05-20 12:19 총조회수: 4,582

제가 사는 지역이 공항과 그닥 멀지 않아서

비행기가 지나가는 모습을 자주 볼수가 있습니다.

비행기를 볼때마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지금 어떤 기분일까, 

얼마나 설레이고 기분 좋을까 싶어요ㅎㅎㅎ

실제론 아닐수도 있는데 말이죠.

 

학창시절 창문 밖을 내다보면 작은 오솔길이 보였는데요.

녹림 속에 위치한 좁은 그 길이 멀리서 볼때는 너무나 아름다웠고

그 길을 지나가고 있는 사람들은 참 행복할것처럼 느껴졌지요.

 

그런데 참 웃긴건 저도 그 길을 자주 걸었는데 

걸을때마다 머리속은 딴 생각에 빠져 있었다는 것이지요.

어느 사이에 오솔길이 다 끝나 길에서 벗어나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곤 했었습니다.

 

그때마다 '오늘도 놓쳤네' 안타까움이 밀려왔습니다.

'내일은 꼭 저 길을 걸을때 집중해야지'

그런데 매일 같은 일이 반복이 됐고 그렇게 좋아했던 오솔길을 제대로 즐겨보지도 못하고

학창시절이 지나가버렸네요.

멀리서 볼때만 감탄하면서 말이죠ㅋ

 

잠깐 아이들을 가르쳤던 시절도 기억이 나네요.

늘 진도 때문에 허덕임의 연속이었는데

마음이 계속 바빴었고 급한 만큼 말도 엄청 빨랐었지요.

혹시 아이들이 잘 알아듣지 못하면 그 시간에 나가야 할 진도를 못맞출까봐

시계부터 보고 한숨이 푹푹 나왔던 것 같아요.

이미 머릿속은 진도 완료에만 촛점이 맞춰진채 

앞뒤 안돌아보고 빡빡한 발전기를 열심히 돌리고 있었던 형국이랄까요?ㅋ

 

총알처럼 따따부따 수업 내용을 쏟아내고 있던 중,

한 아이가 딸그락 바닥에 연필을 떨어뜨렸습니다.

"어서 주워 00야"

아이는 정말 행동이 느리더라구요.

아이와 상관없이 수업은 하고 있었지만 아이의 움직임이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

이 부분 중요한데 듣고는 있나? 안듣는 것 같은데...왜 저렇게 느려터졌어ㅠㅠ

울화통과 함께 인내력의 한계를 시험당하는 듯 했습니다.

 

아이는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나 의자를 밀고 교실 바닥을 확인하고 연필을 들어올렸습니다.

제가 승질을 이기지 못해 씩씩대며 걸어가 거칠게 아이를 의자에 앉혀야 하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연필을 쾅!소리와 함께 책상 위에 올려놓는 장면을 상상하며 한발 내디디려는 순간,

참으로 뜻밖의 장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이들을 정신없이 밀어붙이는 것에만 열중했던 저의 눈에

손가락 모양을 학처럼 만들고 연필을 바닥에서 주워서 천천히 들어올리는 짧은 순간을

콧노래를 부르며 즐기고 있는 너무나 행복한 아이가  보인 것입니다.

 

저에겐 매일매일이 전쟁이었고 그날이 그날이었건만

아이에겐 모든 순간이 새로웠고 빛이 났고 행복했던 것이지요.

심지어 연필을 떨어뜨리고 집어 올리는 단순한 과정을 즐길 수 있다니...

신선하면서도 놀라운 장면이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자괴감도 밀려왔지요.

'난 왜 저렇게 살수 없을까?'

우리가 교육을 받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인데

이미 다 알고 있는 아이에게 뭘 가르치겠다는 건지...

진도 따위가 뭐가 중요한데? 과연 그건 누가 정한 진도인가?

 

내 인생의 마지막날에 서게 된다면 진도를 맞추지 못했다는 것은 하등의 의미없는 일일 것 같았습니다.

공허한 밀어붙임보다는 아이와 눈을 한번 더 맞추고 한번 더 같이 웃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훨씬 가치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 후로 어떻게 됐냐구요?

안타깝게도 제가 완전히 새사람으로 거듭나거나 훌륭한 선생님이 되는 건 못했지만ㅠ

그래도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확 달라지는 계기가 된 사건이긴 했지요.

참 의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큰 스승일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ㅎ

 

오솔길을 걸으면서도, 비행기를 타면서도..아니 어디에 있던간에

머리 속은 과거를 헤매고 있거나 남들 눈을 의식하느라 소중한 순간을 날려버리는 우리들...

결코 다시 오지 않을 현재를 살리며 그 아이처럼 콧노래가 절로 나올 정도로 즐길 수 있을까요?

좋은 일이 있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펜을 들어올리는 일상의 모든 순간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것!

과연 지금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늘 자각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네요.

모두 같은 마음이시죠?ㅎㅎㅎ

 

자유가 느껴지는 비행기 사진과 함께 오늘도 기분좋은 힐링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콧노래와 함께 하는 즐거운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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