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거품기로 라떼 만들기

좁고 컴컴한 반지하방에서 혼자 자취하던 시절,
여름마다 냉커피를 만들기 위해서 혼자 요란법썩을 떨곤 했습니다.
우선 커피, 설탕, 프림을 1:1:1.5 정도의 비율로
반복해서 스푼으로 병 안에 집어넣으며
머릿속으로 나름 진지한 계산을 했지요.
저에겐 아주 중요한 작업이었거든요ㅋ
비율이 맞는 가루들이 병에 충분히 차오르면
끓인 물을 아주 최소한만 부어 뜨거울 때 열심히 저어
진득하면서 꾸덕한 액기스 상태를 만드는 건데요.
이땐 정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야 하므로 아무도 말걸면 안됩니다ㅋ
조금만 늦게 저어도 충분히 섞이질 않아
가루가 엉글얼글 뭉쳐버리는 참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한 액기스를 냉장고에 집어넣었다가
달달한게 땡길 때마다 찬물과 섞어서
냉커피를 만들어 마실 때의 기분이란~!ㅎㅎㅎ
간혹 숫자를 세다가 잊어먹으면 그야말로 멘붕이 왔고ㅋ
도저히 덩어리가 풀어지질 않아 뜨거운 물을 더 부어야 할땐
얼굴에 똥씹은 표정으로 큰 오점을 느끼며 장인 정신을 진심 이해했던 것 같습니다.
물을 더 넣는 순간 가장 완벽한 점도가 파괴돼
액기스의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지요.
비록 자취생에 불과했지만 당시의 저는
제가 좋아하는 똑같은 냉커피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름 엄청난 열정을 가졌던 것 같아요ㅋ
그런데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는데요.
액기스를 만드는 날 커피, 설탕, 프림이 확 동이 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냉커피는 온커피보다 왜 그렇게 손이 자주 가서 부쩍부쩍 없어지는지...
자취생들에게 커피값도 부담이었던 시절,
만들 수도 만들지 않을 수도 없었던 애증의 대상, 냉커피여~~!!!ㅎㅎㅎ
그런데 이제는 전동거품기란 놀라운 물건이 등장해서
아주 잠시만 저어줘도 순식간에 원하는 대부분의 커피를 집에서 만들수가 있다니!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전동거품기의 등장 전후로
시대가 정확히 나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아이스라떼가 땡기는 날이네요~!
우유와 얼음, 커피를 넣고 잠시만 거품기를 돌려주면
맛있는 아이스라떼가 완성!!
얼음을 넣은 채로도 이렇게 쉽게 섞어 녹일 수 있는
'전동거품기'는 정말 물건인것 같아요.
만약 아트커피를 만들고 싶다면
큰 종이컵에 우유를 붓고 가운데 부분에 전동거품기를 돌려주면
아주아주 풍성한 거품이 만들어집니다.
그러구 나서 종이컵 한 모서리를 뾰족하게 접어서
주전자처럼 부을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그 부분이 아트커피를 만들때 아주 중요한 '피처'역할을 하게 되는 건데요
뾰족한 부위를 이용해서 커피 위에 거품을 부어주면 하트 모양 정도는 쉽게 만들수 있답니다.
다음번엔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볼려구 해요.
정통 커피가 아님에도 벌써 달고나 커피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역시 대한민국은 뭐든 만들었다 하면 홈런인것 같습니다ㅎㅎㅎ
달콤 쌉싸름한 커피 한잔으로 오늘도 에너지 충전 완료되셨죠?
불금 화이팅하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