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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마당

얄미운 그 아줌마

행복가득
점프일 06-21 13:03 총조회수: 5,213

나이가 들수록 이해의 폭이 넓어지며 분노할 일이 사라져야 아름다운 중년이 될수 있을건데

뭐가 잘못됐는지 의지력은 약에 쓸래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고

조금만 누가 건드리면 빽! 저도 모르게 고함부터 나가니

이건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것 같습니다ㅎㅎㅎ

 

제가 현재 동대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저처럼 소심한 성격에 어떻게 그게 가능했냐면

원래의 동대표분이 약간 나이가 어리신 분이었는데 

본인이 왜 이런 희생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계속 그만둔다, 그만둔다 입버릇처럼 얘기를 하자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불안했던 주민들이 아무도 대신 하기는 싫고 

그럼 총무라도 뽑아서 일을 덜어주고 자리에 붙어있게 하자는 

은근 슬쩍 이기심이 가미된 배려 아닌 배려가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마침 반상회에서 동대표 옆에 앉아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혹은 제일 만만하다는 이유로ㅋ) 제가 총무를 떠맡게 되었지요.

 

그 후로도 계속 아슬아슬했던 동대표님이 얼마 못가서

오해로 촉발된 한 주민분과의 말다툼을 핑계로 "이때다!" 쾌재를 부르며 당장 그만두고 말았고

저까지 발을 뺄수는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동대표 역할이긴 하지만 이름은 총무인 어정쩡한 봉사활동을 몇년째 하고 있네요.

 

해보니까 저에게 돌아오는 아무런 혜택도 없지만 

저의 약간의 수고로 주민분들이 불편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에 

많은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되는 부분은 있더라구요.

고마움을 표시하는 분들도 참 많았구요.

 

그런데 그 중에 유독 저를 힘들게 하는 한 주민이 있습니다.

60대 여성인데요. 

늘 카톡방에서 저한테 하는 말투가 지시하거나 가르치고 탓하는 식이라 

점점 빈정이 상해가고 있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설교하듯 말하는데요.

밤 12시간 넘어도 자기 할말이 있으면 하고야 마는 이상한 성격입니다.

 

예를 들어 한번은 밤 11시 넘어서 "우리 택배 누가 가져갔나요?"

라고 단톡방에 글을 올렸더라구요.

아마 택배 기사님께서 택배함 몇호에 넣어놨다고 하셨나본데 거길 열어보니 본인 택배가 없었나봅니다.

그렇다면 보통은 택배 기사님과 의사소통에서 오해가 있었다구 생각하고 다음날에 연락해보려고 하지

즉석에서 누가 훔쳐갔다고 생각하진 않잖아요.

 

밤 11시 넘은 시각에 주민분들을 모두 도둑으로 만드는 듯한 당돌한 말..

앞뒤 다 자르고 띡하니 예의없이 올리는 태도는 어의상실 시키기에 충분했지요.

다음날에 아무 말 없었던 걸 보면 택배를 찾았나봅니다.

못찾았으면 또 택배 내놓으라며 뒤집어놨을테니까요ㅋ

 

그 후로도 유아독존 아줌마의 활약은 계속됐습니다.

본인이 가게를 문닫고 들어오는 시간이 밤 10시 이후라는 이유로

저는 아무리 밤이 늦어도 불려나가서 택배함 비상키로 열어줘야 하는 때가 잦았습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안에 냄새가 난다면서 음식물 쓰레기 들고 타지 말라구 한동안 설교를 해대는데....

인간으로써 지켜야 할 도리들을 지키고 살자는 듯한, 제발 그따위로 살지 말라는 듯한, 결론은 옳은 말이긴 한데 글을 보면서 엄청 기분은 나쁘고 반발심이 들고 스트레스가 니빠이 밀려오는, 기분 나쁘게 말하는 재주를 정말 타고 났다 싶은...

본인이 얼마나 모범적으로 살고 있길래 저런 투로 설교를 해댈까 심히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너무 듣기 싫어서 급하게 나가 엘리베이터 안에 방향제를 뿌렸더니

이번엔 방향제 때문에 구역질이 난다며 글을 올렸더라구요ㅠㅠ 어쩌라고요ㅠㅠ

 

그런데 드디어 큰 사단이 나고 말았습니다.

밤 12시 반이었나봅니다. 

쿵쿵 층간소음 내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냐며 갑자기 용트림과 함께 분노의 욕지거리를 단톡방에 쏟아내더라구요ㅠ

 

요지는 '내가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넌 왜 사과를 안해? 넌 왜 톡방에선 쥐죽은 듯이 조용히 있어? 넌 왜 사람 열받게 해놓고 뒤로 빠져서 날 바보로 만들어?'이런 내용인데

아니..여러분 생각 좀 해보세요ㅠㅠ 

어느 누가 그 자리에서 "제가 범인입니다"  "당신의 소중한 잠을 방해하고 심기를 흐트러뜨려서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라고 감히 나설 수가 있겠나요ㅠ

본인이 층간소음을 유발했다 하더라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농후하구요.

 

첨엔 이 아줌마 또 시작한다 싶어서 관람하다가 나중엔 견디지 못하고 

결국 무음으로 돌려놓은 후에 잠을 청해야 했지요.

 

담날 통화를 했지만 도무지 대화가 되질 않았습니다ㅠ

그분은 다른 주민분들께 미안함이 단 1%도 없었습니다.

본인이 힘들어서 어쩔수 없다,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말하더라구요.

그분의 모든 말은 나,나,나...나 우선이었습니다.

보통은 얼마나 층간소음 때문에 힘드셨으면 그러실까  애처러울만도 했을 거에요.

너무 얄미우니 손톱만큼도 동정의 마음이 들질 않았습니다.

 

그분과의 대화는 예전에 한 인문학 유튜브 강의에서 들은 섬칫한 내용을 생각나게 만들었습니다.

선생님 왈,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에 대해 좋은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그게 아닐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작 내가 주변에 엄청난 해를 끼치고 있고 주변 사람들이 나를 너무나 싫어하고 있음에도

주변 사람들이 그 말을 내게 하지 않으므로 나만 전혀 모르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인,의,예,지,신에 걸맞는 행동인지 아닌지 늘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만 모르고 있다는 건 얼마나 불행하고 황당한 일일까요?

딱 적당한 예를 눈 앞에서 보게 된 저는 참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그분은 본인이 너무나 예의 바르고 지킬 것을 지키는 최고로 올바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남에게 해를 끼칠 때는 너희가 나를 괴롭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을 하지요.

다른 주민분들과 결코 융화될수 없는 평행선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그 후로 그분이 무슨 내용을 올려도 답을 해주는 사람들이 사라졌습니다ㅠ

아무도 대응을 해주지 않으니 오히려 저에게 하는 지시나 시비가 더 심해지더라구요.

 

결국 저는 참다못해 개인톡으로 말을 걸어서 요목조목 따지면서 분노를 표출했고 

하지만 결국 본전도 못건졌습니다ㅋㅋ

왜냐면 "난 그렇게 말한 적 없고 그쪽이 예민한거다" 이렇게하면 더 이상 제가 할말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제가 따지는 모든 것들이 팩트가 아닌 저의 느낌과 감정의 문제였기 때문에

공격해도 결국 제가 역으로 당할건 뻔한 결과였습니다.

 

그래도 나름 성의껏 장문으로 보냈더니 (원래 제가 좀 말이 길잖아요?ㅋ)

"서론이 너무 기네요. 뭘 그렇게까지 이러쿵저러쿵..." 이딴 식으로 한번에 밟아버리더라구요ㅋ

"서론이 길다구요?" 얼굴이 벌개지면서 머리가 하얘졌던것 같습니다.

보통땐 말 꼬리 붙잡고 늘어지는걸 아주 싫어하는데 그날은 저도 "그래! 한번 붙어보자"는 심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은 제가 KO패 했구요. 솔직히 전 싸울줄도 모르는 것 같아요ㅎㅎㅎ

 

그분이 왜 그럴까 차분한 마음으로 돌아보면 외로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남에게 지시하고 설교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지요.

그걸 뻔히 알면서 전 왜 분노해서 티격태격했는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은 창피하기만 하네요.

 

그 후론 단톡방에서 잠잠한 모습을 보니 그래도 말해놓길 잘했나 싶기도 하지만

제 감정 컨트롤을 못했다는 데 대한 후회는 변함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의지력을 키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분노에 직면했을 때 휩싸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볼수 있을까?

참 큰 숙제가 주어진 것 같습니다.

 

전 나름 성격 좋다고 자부하고 있었건만

역시 그 상황에 맞닥뜨리지 않고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수가 없다니까요ㅋ

어허~ 참을 수 없는 내 존재의 가벼움이여~! 

하지만 이제라도 제 큰 문제점을 알았으니 열심히 노력해볼렵니다ㅎㅎ

 

여러분은 화가 날때 어떻게 참으시나요?

좋은 방법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ㅎㅎ

 

아참! 그리고 위 사진은 사진을 너무 잘찍는 제 친구가 보내준 거랍니다. 정말 환상이죠?

사진 잘찍는 건 타고나는 거란걸 이 사진에서 확신하게 됐네요ㅎ

아름다운 민들레와 나비의 모습 감상하시면서

활력과 생기 넘치는 하루 되세요~^^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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