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매의 이전 보호자분이 워낙 바쁘셨던 분이어서 그런지
산책을 자주 시키지 못했나봅니다.
뽀매가 저희집에 온 다음날,
산책을 위해 밖에 나왔을때 보여준 반응을 보고 제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산책 시간 내내 온몸이 굳어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구요.
보통의 강아지들이라면 산책 나와서 쉽게 하는 행동들...
냄새 맡고 배변활동하고 친구들에게 호감을 보이는 등등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은 채 딱 얼어서 눈치 살살 보며 정자세로 걷기만 하는 거에요.
산책이 아니라 마치 전투 행군처럼 보였다고 할까요ㅋ
오줌 한번 싸지 않고 내내 참다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정신없이 화장실로 줄달음쳐가는 뽀매를 보며
안쓰러워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집 밖보다는 집 안의 모습이 더 편안해보였을 정도니까요.
미루어 짐작하건데 원래 보호자분이 산책을 많이 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도 있고
저희집 앞까지 뽀매를 데려다주셨던 날, 어쩌면 오랜만에 산책을 가는 걸로 착각해서
뽀매가 너무나 즐겁게 따라 나오지 않았을까..
그랬다가 어느 순간 목숨처럼 사랑하는 보호자가 사라지고 낯선 집에서 살게 됐으니
행복했던 산책과 충격적인 이별이 기억 속에서 하나가 돼 버린 걸로 추정이 되더라구요.
보통의 강아지들이 산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냄새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른 강아지들의 냄새, 자연의 냄새, 사람들의 냄새...
갖가지 냄새를 적극적으로 맡으며 탐색하는 것이 강아지들의 본성인데
아예 그 자체를 하지 않으니 참 많이 걱정스러웠답니다.
그러면서 몇달이 지나갔고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이제야 비로소 다른 강아지들과 비슷한 모습을 되찾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은 산책을 너무나 즐기구요.
나가기 전부터 목줄만 채우면 어찌나 행복해하는지
잔뜩 들떠서 온 집안을 지그재그로 뛰어다니네요ㅋ
풀 속에 코를 오랫동안 박고 있기 일쑤, 나무에 시원하게 오줌을 갈기기도 하고
앞발을 장난스럽게 구르며 다른 강아지들에게 놀자는 표현을 하고
이젠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참 대견하고 사랑스럽습니다.
트라우마를 이겨낸 장한 우리 뽀매~!
강아지의 앙증맞은 시선을 따라 오늘 우리 즐거운 여행을 떠나볼까요?
강아지가 어서 따라 오라고 하네요.
Let's go~~~!!!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