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뽀매는 보통땐 진짜 착하고 순한 성격입니다.
그런데 유독 딴 개처럼 보일 정도로 포악해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저렇게 뭔가를 입에 물었을때 랍니다.
평상시엔 애교만점에 순둥이도 이런 순둥이가 없을 정도이다가
갑자기 강철 쇠고집, 헐크 강아지로 변모해
강제로 뺏을려 했다가는 된통 물리기 십상이지요ㅠ
저희집 온지 얼마 안돼서 발생한 일이었는데요.
위험하게도 소주병 알루미늄 뚜껑을 입에 물고 있는 거에요.
남편이 뽀매 입에 손을 넣던 중 피가 날 정도로 물리고 말았어요.
그때 처음 으르렁~ 하면서 반항하는 소리도 들어봤네요.
한번도 보지 못한 모습이라 저희도 당황하고 뽀매는 뽀매대로 놀라고...
술이 좀 취했던 남편은 분노를 참지 못해서 심하게 혼내킨 후에
작은 방에 가둬버리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제가 들어가봤더니 입을 덜덜 떨고 있더라구요ㅠ
남편은 그날 내내 뽀매 얼굴 보기를 거부하면서 화가 가시지 않는 모습이었어요.
제가 중간에서 안절부절 좌불안석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그 후로도 가끔 비슷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도대체 왜 평상시엔 천사처럼 착한 아이가 뭔가에 집착하기만 하면
사람을 물 정도로 두얼굴이 되는걸까?
뺏기 위해서 부엌에 뜨거운 것 집는 용도의 솜장갑도 동원되고
수건으로 눈을 가리기도 해보고 갖은 수단과 방법을 써봤는데요.
그러면 그럴수록 입을 더욱 꽈악 닫고 이가 부서져라 힘을 주는거에요.
"얼른 내놔. 너 입 다친다구. 어서 이리 내놓으라구!"
한참 실랑이 중엔 좋아하는 간식을 코 앞에 들이대도 고개를 돌려버립니다ㅠ
계속 이유를 궁금해하다가 우연히 본 반려견 교육 TV 프로그램에서
드디어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 강아지가 늑대과에서 종이 분화해 사람에게 순화되고 점차 야생의 본능이 사라져갔다고 하네요.
그런데 아직도 강하게 본능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바로 저희 뽀매가 그런 케이스인 것이죠.
야생의 늑대들은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맹렬하게 저항하고 목숨을 걸기 때문에
뽀매도 본능에 의해 움직일 뿐, 성격이 나쁘다거나 혹은 저희의 교육방식이 잘못됐다거나
저희가 걱정했던 그런 것과는 하등의 관련이 없었던 것이지요.
아시다시피 생각, 감정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본능의 힘이 강합니다.
이럴땐 혼내켜도 소용이 없으며
강아지가 입에 물고 있는 것보다 더 흥미로워할 장난감과 바꿔주는 것~!
그게 제일 현명한 방법이라고 해요.
불펜보다 더 재밌어할만한게 뭐가 있을까?
입에 넣어도 위험하지 않은 것들 중에서 뽀매가 좋아할 만한 것들의 목록을
쭈욱 작성하면서 미리부터 준비해야 할것 같네요ㅎ
사진 속 모습처럼 등 돌리고 구석으로 피해 도망 들어가기 전에 뺏어야 하니 말이에요ㅋ
첨에 입질이 반복될때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하나,
저 버릇을 어떤 방법으로 고쳐야 하나 당황하고 암담할 따름이었지만
그 증상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나니 화가 나기는 커녕
자신의 것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 조차 예뻐보입니다.
또, 문제의 원인을 알고 나니 대처 방법도 저절로 찾아지구 말이에요.
그래서 '문제견은 없다'는 말이 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