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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힐링하기

행복가득    점프날짜: 2021-02-15 (월) 13:47   조회수(총): 6183

오래전에 한 모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그림을 그리는 모임이었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예쁜 그림은 아니었구요

선만 쭉쭉 그어도 되고 노트를 발기발기 찢어도 되고

그냥 떠오르는대로 기분 내키는대로, 형체가 있든지 없든지 아무거나 그려나가면서 

그 느낌을 공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멋대로 그림 그리고 힐링하기'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참 신기한게 저의 경우 그림에 소질이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관심 자체가 없기 때문에 평상시 뭘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나 욕구를 느껴본 일이 없었답니다.

그림 클래스 시작하기 전, 어쩜 엄청나게 지루할 수 있겠다는 지레짐작으로 하품이 나오고 

시계를 자꾸 확인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이게 왠걸...수업 시작 후 선생님의 가이드대로

최근 고민이나 힘들었던 일을 떠올리며 쭉쭉 선을 긋기 시작하자

저도 모르게 '이렇게 긋고 싶다', '저렇게 긋고 싶다'는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시작했고

저 뿐 아니라 참여자들의 눈빛들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제 안의 고통 에너지가 물꼬를 트며 흘러나오자 중간에서 멈춰지지가 않았습니다.

정신없이 마치 무의식에서 선을 긋는 것처럼 힘있고 빠르게 저절로 손이 움직여 선을 몰아쳤고

최절정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 이르자 도통 이해불가하나 강인함을 머금은 선들의 집합이 

노트를 찢을 정도로 분노에 가득 차 그어지다가

그 클라이막스가 지나면서 점차 선의 느낌도 온화해지고

동글동글 아름다워지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모든게 감정 에너지가 끌고 가 이루어진 일이었습니다.

 

그러구 나서 그림의 완성과 함께 깊은 힐링이 오더라구요.

몇시간 노래 부르고 난 후 쌓인 감정을 모두 발산했을 때의 개운한 느낌이랄까요?

이래서 심리 전문가들이 쌓인 감정은 반드시 풀어내야 함을 강조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분노 감정을 유발시킨 당사자에게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악선택을 하지 않더라도

이런 다양한 방법으로 현명하게 스트레스를 풀어내고 나면 후련함과 평안함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해칠 수 있는 미움과 복수, 자책, 비하의 감정에서 벗어나게 되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지요.

 

마지막에 한 주부분께서 참 인상깊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7살 막내딸의 말이 자꾸 떠올랐다고 하시네요.

자꾸 오빠가 괴롭히자 "나한테 그런 행동을 하지마. 니가 나한테 그렇게 행동하는게 싫어!" 

예전엔 별 의미없이 스쳐지나갔던 딸아이의 말이 

그림을 그리는 와중에서 마치 정답처럼 와 닿았다고 해요.

왜 자신은 평생 그 아이와 같은 명백한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고 살았을까 의아함이 들었고

이젠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겠노라며 환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가족을 위한다는 믿음 때문에 참고 가슴 속에 쌓아둔채로 내뱉지 못했던 응어리들이

비로소 발산이 되면서 자신의 목소리가 터져나온 것이었습니다.

 

자기 자신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면 얼마나 아프고 슬픈 일일까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뭘 원하는지, 내가 좋아하는 건 무엇인지, 내 의견은 무엇인지 정도는 

명확히 표현할 수 있는 자기 사랑과 자기 주도적인 힘이 쌓여

인생을 변화시키는 큰 파워가 발휘되게 됩니다.

 

최근 집에 공기청정기를 수리하러 온 20대 중후반의 AS기사분에게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강아지들을 본 기사님은 단호한 어조로 말하더라구요.

"개들 좀 방에 넣어주실래요? 저는 개를 싫어합니다"

 

처음엔 어찌나 어이가 없는지..ㅎㅎ

상대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싫어하기 때문에 치워달라니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지만 일단은 손님이 방문한 것이 중요했기에 

부지런히 강아지들을 한방에 몰아넣었습니다.

 

나중에 AS가 모두 끝난 후 괜히 어색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개가 많이 싫으신가봐요"

그러자 무뚝뚝하고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예 털달린 건 다 싫습니다"

 

그분이 가고 난 후 전 한동안 괘씸한 감정에 휩싸였던 것 같아요.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남의 집에 와서 어떻게 말을 저 따위로 하지?

차라리 개에 물린 적이 있어서 너무 겁이 난다거나 

알레르기가 있다거나 하는 식의 피치 못할 사정을 토로했다면

이렇게 화가 나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피식 웃음이 나오기 시작했지요.

'아니, AS기사님은 싫은 걸 싫다고 말도 못하나? 싫어서 싫다고 말했을 뿐인데

왜 그게 난 기분 나빠야 하지?'

제가 도리어 갑질 중이었네요ㅎㅎㅎ

그리고 너무나 당당한 20대 기사님의 태도가 멋있어 보였습니다.

 

물론 직장생활을 함에 있어서는 그분의 단어선택이 더 다듬어져야 할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어필할 수 있음에 부러움이 들 정도...ㅎㅎ

그리고 우리에겐 참 어려웠던 것들이 세대가 바뀌어가면서

당연시 되고 있음에 안도하게 되더라구요.

 

쌓인 감정들과 마음의 병 때문에 많이 힘드신가요?

그림으로 낱낱이 표현하시면서 변화의 첫발을 내디뎌보세요.

누굴 보여줄 그림이 아니므로 조악할수록 더더욱 좋고

아무런 부담없이 접근하시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한 사람이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의식 밖에는 없으므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타인에 대해서는 미루어 짐작만 가능할 뿐 100%이해하기란 애당초 불가능하지요.

 

그렇게 너무나 소중한 자신을 삶의 중심에 두세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시간 속으로 들어가세요.

그리고 그림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시면서 끝까지 치열하게 전진하세요.

모든 감정의 찌꺼기가 걷힌 그림의 끝에서 반드시 찾는 해답이 떠오르실 거에요^^

 

연휴에 비해 다소 날씨가 추워졌네요.

건강관리 유의하시고 자신과 많은 대화를 하는 의미있는 월요일 되시기 바래요!

오늘도 우리 같이 행복을 만들어가요~ 모두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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