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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밥집 사장님 화이팅!

행복가득    점프날짜: 2020-11-27 (금) 11:51   조회수(총): 5985

4년쯤 전 비어있던 집 근처 상가에 

컵밥과 커피를 같이 파는 가게가 오픈을 했습니다.

저희집 주변에는 학교들이 아주 많아서 분식이 주로 그 자리에 들어왔는데요.

새로 오픈할 때마다 학생들은 북적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들 오래 장사를 하지 못하시고

금방 문을 닫은 후 매물로 나오기 일쑤였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늘 궁금하게 여겼었는데

마침 컵밥집 사장님과 많이 친해지게 되면서

정확한 원인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자주 들러서 컵밥과 카페모카를 샀는데

때론 별로 먹고 싶지 않은 날에도 

사장님과 수다를 떨고 싶어서 들어가는 날도 있었지요.

 

사장님은 늘 마음을 활짝 열고 제 얘기를 들어주셨고

마치 엄마에게 위로를 받는 듯한 온기를 느꼈던것 같습니다.

워낙 푸근하고 좋으신 분이라 근처에서 자리를 못잡고 떠도시던 붕어빵 사장님께도

바로 앞 데크 공간에서 장사하실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는...(세번째 사진)

 

서로 속 깊은 얘기를 자주 나누다가 알게 된 잦은 폐업의 원인은

역시 너무나 비싼 월세 때문이었습니다. 

 

사장님은 공격적으로 장사를 하기 위해서 첨엔 직원도 쓰셨지요.

그런데 결국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했다고 해요.

혼자서 일하시면서 손과 팔을 지나치게 사용하다 보니 

결국엔 인대까지 늘어나 엄청나게 고생을 하셨습니다ㅠㅠ

 

컵밥이 하나하나 나올때마다 일일이 손이 많이 가는 반면 

학생들 상대의 장사이기 때문에 비싸게 받을수가 없으셨던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일한 중노동은 월세와 운영비로 대부분 나갔으니 참으로 허망하셨다고 해요.

거의 쉴새없이 몸을 움직이신 댓가는 한달에 100만원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 고생을 하시는건지 너무나 이상해서 여쭤봤더니

그래도 먹는 장사다 보니 전 가족이 거기서 식사를 할수 있어서 절약되는 생활비가 상당했고

딱히 바로 직업을 전환하기엔 두려움도 있으셨던것 같습니다.

 

월세 등등 운영을 위해 기본적으로 지출되는 돈...

사장님 뿐 아니라 많은 자영업자분들이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힘들어하시고 

그렇다고 쉽게 관둘수도 없는 그런 처지에 있으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매일 학생들 보는 기쁨과 보람에

한해, 한해 계약을 연장하고 계셨던 사장님!

그런데 이번엔 정말 감당할 수 없는 역경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짐작하셨겠지만 바로바로 코로나인데요.

학교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기 때문에 학생 손님들이 뚝 끊긴 것이지요.

 

결국 보증금을 3~4천이나 날린 후에야 권리금을 절반 이하로 다운시키고 

이번에 간신히 가게가 팔렸다고 해요.

 

내일까지만 장사를 하신다고 하는데요.

벌써부터 학생들은 서운해서 난리가 났습니다ㅠ

저 역시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아쉽네요ㅠ

더 오래오래 그 자리에서 사장님을 뵙고 싶지만 이건 제 욕심일 뿐,

어서 빨리 더 편하고 좋은 곳에서 돈도 많이 버실 수 있도록 빌어드려야겠지요.

이럴 때는 정말 코로나가 너무나 원망스럽습니다ㅠㅠ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답니다.

싹 다 밀어버리고 새로운 업종이 들어선다고 하니 

더더욱 이 공간을 추억으로 꼭 남겨두고 싶네요.

 

오늘이랑 내일 연거푸 들러서 다시 경험하기 힘들 사장님의 손맛도 맛보고

그동안 감사했던 마음도 전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하고 계시는 자영업자분들께도

부디 힘내시라는 꼭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믿고 기다리다 보면 금방 좋은 날이 올거에요!

모두들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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