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해변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왔네요.
잠시 바닷물이 빠졌을 때 바닷가 고동들이 모여 사는 곳이 노출된 사진이랍니다.
가운데 짙은 색으로 보이는 건 바닷물이구요.
정말 이쁘죠?
우리는 잘 인지하지 못하고 살지만
해변이나 갯벌에는 인간세상 이상으로
엄청나게 넓고 광범위한 생태계가 조성돼 있지요.
얼마전에 택시를 탔는데 택시 운전기사 아저씨께서
승객들과 대화 나누는걸 참 즐겨하는 분이셨습니다.
그당시 한창 서해 공무원 사건 직후라
매스컴에서 연일 엄청난 양의 보도를 쏟아낼 때였는데요.
그 운전기사분 말씀으로는 보통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지만 물살의 힘이란게 엄청나서
조류만 타면 맨몸으로라도 먼 거리를 쉽게 이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마 그 공무원분도 조류로 이동했을 거라고 추정하시더라구요.
자신이 어렸을 때 물살을 타고 집 근처 바닷가에서 먼거리에 있는 섬까지
수시로 드나들었다고 하는데요.
그때는 겁도 워낙 없었고 모든 천둥벌거숭이 아이들이 다 그렇게 놀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바닷물에 몸을 맡기고 등쪽에서 밀어주는 조류의 힘을 느끼며 가만히 떠 있기만 해도
어느새 섬까지 이동을 했다고 해요.
무인도섬에는 자연이 주는 천혜의 먹거리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어서
조류가 바뀌고 집에 돌아 올때는 동네 친구들 모두 발목에
물고기며 조개를 가득 담은 큰 주머니와 함께였다고 합니다.
특히 갯벌에 대한 추억을 많이 말씀하시면서
'정말 뻘이 좋았다'라는 말을 여러번 강조하셨는데요.
저도 몰랐던 사실인데 갯벌이 좋고 나쁘고의 차이는
불순물의 포함 여부에 따른 부드러운 정도라고 합니다.
일부러 해변에 찾아가서 즐기는 머드팩 축제가 바로 그런 일환이지요ㅎㅎ
부드러운 갯벌의 가치를 우리가 최근에야 알게 된것인데요.
어린 기사 아저씨가 벌에서 미끄럼을 타면 몇십미터도 쭈욱 미끄러질 수 있었고
전혀 발을 다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균일했다고 해요.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간척사업이라는 명목하에
그 갯벌이 사라져버린 것이지요.
기사 아저씨는 어린 시절의 추억의 장소에 대한 아쉬움도 컸지만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곱고 가치있는 갯벌이
아무런 검증도 없이 무차별하게 파묻힌 것에 대해
참 많이 안타까워하고 계셨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개발이 주된 화두였던 시대였지요.
감히 자연환경 보존이란 말을 꺼낼수도 없는,
아예 고려조차도 하지 않는 분위기였을 텐데요.
이제는 추억 속에만 존재하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들이 참 가슴 아픕니다.
그리고 현재 살아있는 사진 속 고동들이라도 잘 지켜주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오늘은 고동 사진 보시면서 해변에서 있었던 아름다운 추억 속에 잠시 잠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맨발에 닿았던 부드러운 모래와 발가락을 간지럽히는 잔파도도 떠올리시면서
기분 좋은 힐링의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